그저 말 한마디

오래전 임상에 나온지 얼마 안되던 시절

불치에 가까운 질환을 앓고 있는 
돐 직전의 아기가 진료를 받으러 
엄마 품에 안겨 찾아왔습니다.

저도 어찌해 볼 방법이 없었습니다. 

별다른 방법이 없다는 저의 말에 낙담한 아기 엄마는  안고 있던 아기를 더 꼭 안았습니다..

엄마 눈에는 눈물이 이미  한가득이었습니다.

저도 새어나오는 눈물을 꾹꾹 누르며
너무 상심마시라고 아직 아기니까  
아직 모르는거라고 위로 아닌 위로를 하고  몇가지 생활수칙만 알려드리고 진료를 마쳤습니다.

한 참의 시간이 지난 뒤.

아기 엄마가 아기랑 함께 찾아왔습니다.
아기 엄마가 설명을 하기 전까진 누군지 몰랐습니다. 
짧은 만남이었던지라

설명을 듣고 나서야 한참 전 그 일을 기억해 냈습니다.

아기 엄마가 저에게 감사인사를 하러 왔다고 했습니다.
아기가 많이 좋아져 모두 선생님 덕분이라고.

내가 무얼 한게 없는데 무슨 감사인사를 하시나  생각했습니다.

아기 엄마는 절망 속에서 아기가 괜찮아질 수 있을꺼라고 진심으로 걱정해준 그 한마디가 힘이 되었고 어떻게든 아기에게 도움을 주려고 생활수칙등을 알려주려고 했던 모습에 고마움을 느꼈다고 말했습니다.


아기 엄마와의 그 만남은 그 뒤로  진료하는데 있어서 어떻게 환자를 대해야하는지를 마음 속 깊이 새기게 해주었습니다.

환자들에게 진심으로  대하자
내가 할 수 있는 범위에서 최선을 다하자.



오랜 시간이 흐른 지금도 문득 그날의 일이 생각나곤 합니다.